맛과 전통이 만나는 마을

순창의 미식 정신

한국 음식을 먹어본 적이 있다면 고추장을 맛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순창에서 만든 고추장은 다릅니다. 마트에서 파는 그런 종류의 고추장이 아닙니다. 햇볕 아래 질그릇에 담아 숙성시키고, 손으로 저어가며, 오랜 시간 숙성시킵니다. 진한 붉은색에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복합적인 맛이 나는 이 고추장은 순창의 정수입니다.

이 과정은 현지에서 재배한 빨간 고추에 쌀, 콩, 소금을 섞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다음 과정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시간과 세심한 관리, 그리고 적절한 날씨의 영향이 필요합니다. 마당에 늘어선 커다란 질그릇들은 햇살과 시원한 공기를 흡수하며 천천히 마법을 부립니다. 현지인들은 타이머가 아닌 본능으로 시간을 알고 있습니다. 많은 가정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레시피를 사용하여 매년 직접 고추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고추장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단순히 재료만이 아닙니다. 바로 땅과 사람들과의 깊은 유대감입니다. 콩은 근처에서 재배되고, 소금은 손으로 직접 선별합니다. 옹기 항아리는 가족 역사의 일부입니다. 한 입 한 입 베어 물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구경하고, 질문하고, 심지어 손을 더럽힐 수도 있습니다. 어떤 체험에서는 수십 년 동안 해 온 지역 주민의 안내를 받으며 작은 항아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관광객을 위해 포장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진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맛을 기념하는 축제들

10월은 순창이 다른 방식으로 깨어나는 계절입니다. 발효 음식 축제는 전국 각지에서 인파를 불러모읍니다. 마을 곳곳에 천막이 치고, 노점에서는 열기가 가득합니다. 음악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마치 트로피처럼 고추장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축제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축제가 아닙니다. 더 오래되고 깊은 무언가를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방문객들은 순두부찌개, 고추장 비빔밥, 전통 부침개 등 발효 소스를 곁들인 신선한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셰프와 가정 요리사들이 양념부터 발효 기술까지, 자신들이 터득한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이 행사에는 요리 경연 대회, 워크숍, 그리고 할머니에게서 직접 고추장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고추장 만들기 체험이 포함됩니다. 또한, 스토리텔링, 민속 음악, 전통 무용 등 음식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즐길 거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축제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빨간 고추 얼룩이 묻은 손가락으로 부스 사이를 뛰어다닙니다. 가족들은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테이블을 채웁니다. 사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습니다. 음식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좋은 재료를 소중히 여기고 그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 아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입니다.

몰입형 마을 체험

마을 자체만으로도 천천히 둘러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고추장 민속마을은 연출된 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실제로 그곳에 살고 있습니다. 낮은 지붕과 나무 들보가 있는 전통 한옥들이 발효 항아리들이 줄지어 놓인 작은 마당 사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용하지만 텅 비어 있지는 않습니다. 주민들은 하루를 보내며, 방문객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차를 권하며 인사를 건넵니다.

어떤 집들은 시연을 위해 문을 엽니다. 두부를 짜거나, 콩을 갈거나, 김치를 항아리에 담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단순한 쇼가 아닙니다. 친절과 자부심으로 함께 나누는 일상입니다.

마을에는 고추장이 한때 음식이자 약재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배울 수 있는 작은 박물관과 문화 센터도 있습니다. 발효가 어떻게 가족의 겨울을 견뎌내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면역 체계를 어떻게 강화했는지, 그리고 조리법이 집집마다 조금씩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을을 거닐다 보면 마치 사진 앨범을 넘기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현실이고, 누군가는 끊임없이 사진을 더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품

순창의 맛은 단순히 부엌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마을을 둘러싼 산과 강이 그 맛을 빚어냅니다. 근처에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산책로와 경치로 유명한 강천산이 있습니다. 숲길은 고요하고 그늘이 드리워져 있으며, 소나무와 흙내음이 가득합니다. 무심코 천천히 걷게 되는 곳입니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메타세쿼이아 길이 펼쳐져 있어, 사진작가와 연인들이 고요함을 찾아 모여듭니다. 공기는 시원하고, 가을이면 나뭇잎들이 진한 주황빛으로 물들어 마을 고추장 항아리의 색깔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람들은 자연 속 산책과 민속촌이나 장터를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은 잘 어울립니다. 하나는 몸에 영양을, 다른 하나는 마음을 맑게 해 줍니다.

가볼 만한 여행

한국에는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순창에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유행을 따르려 하지 않고, 공격적인 광고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며, 어쩌면 가장 드문 일일지도 모릅니다.

순창은 음식이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기억, 전통, 그리고 노력입니다. 고추장 한 병에는 수년간의 지식과 몇 달간의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축제는 큰 볼거리 없이도 사람들이 함께 모일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순창은 단순한 방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주의를 기울일 이유를 제공합니다. 천천히 먹고, 질문을 던지고, 문화는 박물관에서처럼 토기 그릇에도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